육아를 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어요. 육아 스트레스, 더 나아가 육아번아웃이라는 건데요. 육아라는 것이 아이와 부모 모두 행복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죠. 그래서 저는 이 세상 모든 육아맘, 육아대디, 그리고 아이들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주제를 적어보게 되었어요.
육아 스트레스에 대한 이해
제가 육아를 하면서 평소에 크게 도움 받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요. '하정훈의 삐뽀삐뽀 119 소아과'라는 채널이에요. 하정훈 박사는 육아에 대해 이렇게 얘기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아빠와 엄마다. 아빠와 엄마가 아기에게 모든 걸 맞추지 말고 그들의 인생이 행복해지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행복한 엄마, 아빠의 모습에 안정감을 느끼고 그 사이에 본인도 포함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라고 말이죠.
저는 이 말을 듣고 많은 걸 생각했었는데요. 아기를 낳고 키우는 모든 과정은 정말 신비로워요. 저 개인적으로는 아기가 주는 행복이 '그동안 경험을 못 해 본 전혀 새로운 차원의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행복해야 할 육아가 스트레스와 괴로움으로 가득하다면 너무 슬프겠죠. 하지만 육아 스트레스라는 건 어찌보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존재이기도 해요.
부모라는 역할에 대해 모든 것이 서툴고, 아기도 아기 나름대로 이 세상에 적응을 하는 게 쉽지 않다 보니 다양한 원인들로 서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하루 이틀 육아를 하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발생시키는 모든 상황에서 지혜롭게, 그리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이겨내야겠죠.
육아 번아웃 증후군 테스트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육아 번아웃을 테스트 하는 방법이 있어요.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건 흔히 한 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정신적, 육체적인 피로를 느끼고 결국 무기력증, 자기혐오에 빠지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최근에는 일에 관련된 번아웃 증후군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육아에서도 충분히 나타나는 증상이에요. 단순히 '나는 내 아이를 사랑한다. 그러므로 이겨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것보다는 본인의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엄마, 아빠가 서로 의논해서 즐거운 육아생활이 되었음 해요.
1. 나는 부모로서의 책을에 부담을 느낀다.
2. 나는 우울하고 불행하다.
3. 나는 우리 아이가 '집안의 골칫거리'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4. 나는 건강하지 못하다.
5. 나는 나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하는 것 같다.
6. 내 아이는 다루기가 매우 어렵다.
7. 나는 가끔 '내 아이를 통제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해보았지만 소용없다'고 생각한다.
8. 나는 내 아이를 그다지 칭찬하지 않는다.
9. 아이의 좋은 행동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10. 아이를 칭찬, 격려하기 보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
11. 나는 최근에 숙면을 하지 못한다.
12. 나는 아이를 다루기 어려워서 '네 맘대로 해'라고 말할 때가 많다.
13. 아이를 양육하는 일에 일관성이 없다.
14. 나를 도와주고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
15. 육아 중 화가 나는 것을 참을 수 없을 때가 있다.
16. 내 아이와 정서적인 유대감을 느끼지 못한다.
17. 아이와 있을 때 집안일, 장보기 등을 해야 해서 아이에게 관심을 집중하기 어렵다.
18. 우리 가족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방식으로 대화한다. (무시,비난,방해)
19. 우리 집에는 분명한 규칙이 없다.
20. 내 아이는 자기 성질을 이기지 못한다.
21. 내 아이는 쉽게 짜증을 낸다.
22. 나는 아이에게 화를 많이 낸다.
23. 내 아이는 제멋대로 행동한다.
24. 우리 집에는 정해놓은 일과시간이 없다. (식사, 목욕, 놀이 등)
그렇다 | 내용 |
20개 이상 | 스트레스가 아주 심하므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함 |
15~19개 | 심한 편으로 적극적인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함 |
10~14개 | 양호한 편이지만 편안함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함 |
9개 이하 | 행복한 육아를 하고 있는 편 |
육아 스트레스 원인과 해결방법
1. 수면 부족
사실 육아 초기의 부모들이 가장 스트레스 받는 원인일 것 같아요. 저희 아기도 신생아 시절에는 밤새 7~8번 깨서 울기도 했었는데요. 이제 만 2세를 앞둔 요즘에도 덥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몇 번씩 깨기도 해요. 이렇게 밤에 자주 깨다 보면 어느새 기진맥진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요. 잠이 부족하니 다른 육아 스트레스에 예민함이 더해지는 것 같아요.
- 분리 수면이 가장 중요해요. 처음에는 어렵기도 하고, 어두운 공간에 아기 혼자 놔두는 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분리 수면에 성공하고 나면 수면의 질이 몇 배는 좋아집니다. 저희 집은 아기가 6개월 됐을 때부터 분리 수면에 성공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밤에는 물론, 심지어 낮잠을 잘 때도 때가 되면 들어가서 눕기도 해요.
- 아기의 수면 패턴에 따라 엄마, 아빠의 수면 시간을 나누는 것도 좋아요. 저희 아기는 보통 밤 9시~아침 8시까지 자는 편인데요. 자주 깨던 시절에는 엄마가 밤 9시~아침 5시까지, 아빠가 새벽 1시~아침 8시까지 잤어요. 각각 7~8시간 수면을 했는데 대신 한 사람이 깨있는 시간에는 나머지 사람이 온전히 숙면을 취할 수 있게끔 아기를 도맡아서 케어했어요.
- 잠자리에 비용을 좀 들이더라도, 좋은 침구로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해요. 몇 시간을 자더라도 쾌적한 환경에서 숙면이 될 수 있도록, 저희 부부는 수면 환경 개선에 노력을 기울였어요.
2. 시간 관리
맞벌이를 하든, 외벌이를 하든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건 정말 쉽지가 않은 일이에요. 게다가 부부 둘이서만 살던 살림에 비해 작은 아기 한 명 더해졌을 뿐인데 집안일의 양은 체감상 5배 이상 늘어난 것 같죠. 그래서 하루 종일 음식 만들고 정리하고, 빨래에 청소까지 하고 나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 있어요. 아기에게 애정을 쏟을 시간도 부족한 것 같아서 괜시리 미안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 같아요.
- 엄마와 아빠의 역할 분담이 정말 중요해요. 서로 누가 더 힘들고 아니고를 따지지 말고, 온전하게 본인이 맡아서 하는 영역이 있어야 다른 부분에서 자신의 시간을 침범받지 않을 수 있어요. 아기를 번갈아 케어하고, 남은 사람이 집안일을 하는 방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면 아기와의 애착 형성에도 도움이 되고, 하나 일로 스트레스가 가중되지 않아요.
- 모든 일을 간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해요. 일상과 집안일을 간소화 하여 거기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양질의 시간을 만들어내야 해요. 저희 부부는 아기가 자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그 시간이 임박하면 급한 집안일을 빠르게 마무리 해요. 그리고 아기가 잠들면 각자의 시간을 갖는 거죠. (자거나 놀거나)
- 약간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아요. 요즘 청소, 세탁, 음식 등 집안일을 필요한 만큼만 이용할 수 있는 어플 서비스가 아주 많아요. (청소연구소, 오늘 수거 등) 딱 이용하는 만큼 비용을 지불하면 되고, 무엇보다 육아는 하루 이틀 하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잘한 일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고 자기만의 시간을 만들어야 돼요.
3. 아이에 대한 기대
위의 두 가지 원인보다는 조금 덜 할 수 있는데, 아이에 대한 기대가 스트레스를 만들 수도 있어요. '몇 개월에는 뭘 해야 한다. 몇 개월에는 이걸 해야 한다.'와 같은 기대와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는 부모와 아이 둘 다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거죠. 아기가 예민한 것 같고 아기 성장이 남들과 다른 것 같다고 생각이 든다면 조금 편안하게 마음 먹는 것만으로도 해결이 될 수 있어요.
- 위에서도 언급했던 하정훈 박사는 '게으른 엄마가 무던한 아이를 만든다'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예를 들어 밤에 잠을 자는 시간이라고 생각해보면 아기가 조금 칭얼 대는 것만으로도 일어나서 살펴볼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분리수면을 추천 드리는 것이기도 한데, 아기가 깨서 뒤척이거나 칭얼대는 대부분의 경우엔 알아서 다시 잠이 들어요. 쉽게 말해서 그냥 놔두면 아기는 알아서 세상에 적응할 거예요.
- 같은 이유로 아빠가 데리고 자는 아기가 통잠에 이르는 시간이 훨씬 빠르다고 하죠. 아기가 잘 잤으면 하는 기대, 깨지 않았으면 하는 기대를 하기 보단 마음을 내려놓는 게 좋아요. 어른도 자다가 몇 번을 깨잖아요. 그런 것 뿐이에요. 놔두면 된다는 거죠.
- 아이를 내 집에 방문한 손님 대하듯이 하라는 말이 있죠.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에요. 내 아이는 이렇게 자라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는 것보다는 내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까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우리 부부에게 찾아온 소중한 손님과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외에도 다양한 원인들(사회적인 압력, 아이의 건강, 자신의 서툴고 무능함)로 인해서 육아 스트레스가 발생해요. 가장 중요한 건, 아이는 잘 적응하고 잘 이겨낼 거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고요. 하나의 인격체로서 부모가 이래라 저래라 하기 보단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갈 존재라는 걸 받아 들이는 거예요.
하정훈 박사는 아이들이 알아서 잘 큰다는 투의 말을 많이 해요. 부모가 너무 아이에게만 모든 정신을 쏟고 희생하는 건 좋지 않다고 하죠. 육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내 생활을 희생하기 보단 아기를 키우면서도 하고 싶은 걸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해요.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고(어려움은 말로 내뱉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심리적인 도움이 돼요.) 무엇보다 부부 사이를 행복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아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부모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는 행복하게 잘 자라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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