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조리원에서 관리 받던 시기가 지나고 집으로 처음 왔을 때, 저희 부부는 조금 막막한 기분이 들었어요. 이렇게 작고 연약한 아기에게 우리 부부의 완벽한 보호가 없다면 무슨 큰일이라도 날 것 같죠. 그런 기분에 비해 육아 숙련도는 거의 없다시피 한 기간이라 모든게 어렵고 서툴기만 해요. 그중에서 저희 부부를 가장 어렵게 만들었던 것 하나가 바로 온도와 습도 설정이었어요.
아기에게 적당한 온도와 습도
조리원 이모님들에게 교육 받기로는 적당한 온도는 24~26도이고, 습도는 40~60%였어요.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1~2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한 의견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 경험상 아기마다 조금씩 오차가 있고, 열이 많은 아기들은 조금 더 낮춰도 괜찮은 것 같아요.
아기에게 적당한 실내 온도 | 24~26도 |
아기에게 적당한 실내 습도 | 40~60% |
다만, 제가 좋아하는 소아과 전문의 하정훈 박사는 열대 지방에서도 아기가 자라고, 추운 지역에서도 아기는 자라기 때문에 너무 강박을 가지진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데요. 저희 아기는 겨울생이라 온도 맞추는 건 아주 쉬웠고, 대신 습도 맞추는 게 조금 어려웠어요.
그런데 온도가 잘 맞다가도 조금만 높아지면 태열이 나고, 얼굴에 두드러기가 나는 바람에 더 높아지지 않게만 유지하려고 노력했구요. 거의 25도를 넘기진 않게 노력했죠. 아기들의 몸에는 어른보다 열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어른이 조금 서늘하게 느끼는 정도의 실내 온도가 좋다고 해요.
겨울에는 보일러 덕분에 온도 맞추는 게 어렵지는 않은 편이지만, 예방접종 등을 위해 외출을 할 때에는 온도 차가 크게 나기 때문에 면역이 약한 아기에겐 위험할 수 있어요. 감기가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데요. 밖에 나갈 때는 찬바람이 들어가지 않게 잘 싸주는 게 중요해요.
반대로 여름에는 에어컨을 잘 틀어줘야 해요. 보통 외부 온도보다 5도 이상 낮지는 않은 게 아기에게 좋다고 하는데, 외부 온도가 35도 이상으로 올라갈 때는 예외예요. 이럴 땐 소아과 전문의들도 5도 이상 차이나더라도 더 낮춰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아기는 조금만 더우면 무슨 일이라도 난 것처럼 울기 시작하고, 온몸이 땀으로 젖는 편이라, 여름에는 하루에 20시간 정도 에어컨을 켜고 살았어요. 20개월이 된 올해도 에어컨은 상시 가동이네요.
온도와 습도 맞추는 방법
아기가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저희 부부는 온도, 습도 잡는 것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조리원 이모들께서 "습도 잡는 건 정말 어려워서 조리원에서도 완벽하게 유지하진 못한다"라고 조언해 주실 때만 해도 우린 다르다고 생각했죠.
안방에 아가 침대를 들이고, 머리 맡에 그 좋다는 미로 가습기를 설치하고, 보일러 온도를 25도에 맞춰서 설정해놨어요. 아기가 드디어 집에 온 날(11월 말), 모든 장비들을 풀가동 시키고 부푼 기대를 안고 아기를 침대에 눕혔는데요. 온도는 그런대로 잘 잡히는 편인데 습도가 도저히 안 잡히는 거예요.
온도와 습도가 잘 잡히게 되면 온습도계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웃고 있는데, 둘 중 하나라도 기준치에서 벗어나게 되면(기계마다 기준치 설정이 달라요. 저희 제품은 27도까지 웃음) 아기 이모티콘이 울상을 지어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표정이 되는데, 그걸 보는 순간 초조하게 되죠. 근데 습도 잡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서 겨울이나 장마철에는 내내 울고 있는 것 같아요.(건조해지면 아기의 피부나 코, 입 등이 마르게 돼서 안 좋고, 너무 습하면 아기의 면역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해요.) 온습도계도 필수품 중 하나죠.
그럴 때 일반적인 분무식 가습기는 거의 도움이 되질 않아요. 아예 습도계 앞에 대고 틀어야 어느 정도 오를까 말까인데 그렇다고 아기에게 대고 가습기를 틀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래서 저희 부부는 처음엔 분무식 가습기 2개를 아기 침대의 위, 아래에 한 대씩 설치했는데 이것도 효과는 별로였어요. 저희도 출산 선물로 분무식 가습기를 사주겠다는 제안이 제일 많았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거의 안 돼요. 선물로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가습기 중에서 가장 습도를 맞추기 좋은 제품이 바로 가열식 가습기예요. 물을 끓이는 방식으로 습도를 높이는 거라 실제로 가장 빠르게 습도를 올려주고요. 저희는 급할 땐 가스레인지에 물을 끓이거나 화장실에 뜨거운 물을 틀어놓기도 했는데요. 가열식 가습기는 그런 원리로 높여주는 거라 효과가 가장 빠르다고 해요.
이도 저도 안 될 때는 아기 침대 쪽에 젖은 수건을 서너 개씩 걸어 놓고 잤는데요. 이것도 효과가 좋은 편이에요. 다만 겨울철엔 보일러를 틀어놔야 하기 때문에 젖은 수건이 금세 말라버린다는 단점은 있어요. 아기 손에 닿지 않는 선반 같이나 공간이 아기 방에 있다면 가열식 가습기를 추천하고요. 여의치 않으심 젖은 수건(저희 집은 3장씩 사용했어요.)을 걸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너무 건조하면 아기 얼굴에 오톨도톨하게 뭔가가 올라오는데 정말 맘이 안 좋더라고요. 온습도를 잘 맞춰주면 서서히 내려가긴 하지만 약을 바를 수도 없어서 너무 미안했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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