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번에 소개할 책은 야마구치 요헤이가 쓴 "생각하는 힘은 유일한 무기가 된다."라는 책이다. 책은 식상한 듯하지만 독특한 발상으로 시작한다. 정보량이 많기보다 사고의 양이 많아야 한다. 항상 '사고량>정보량'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링이면 세상 웬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내가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문제 제기 능력, 연결고리를 찾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구글이 모든 것을 알려주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보다 어렴풋한 기억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지적이기도 하고 상당 부분 맞다고 볼 수 있는 얘기다. 21세기는 사고력, 상상력이 매우 중요하고 지식보다는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주장인 것이다.
생각하는 행위의 가장 큰 메리트는, 단 하나의 중요한 요인을 파악하여 그것에 주력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 때문인지 책 표지에는 "하루 3시간만 일하며 충족한 삶을 실천하는 법"이라는 문구가 삽입되어 있지만 책의 본질과 크게 어긋나있다.)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전제를 의심해서 문제를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문제의 본질이 보이고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하기 위한 길이 보인다는 것. 사고를 통해 새로운 시점과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줄거리
책에서 얘기하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한 목적, 생각하는 힘을 무기로 기르기 위한 목적은 다음과 같다.
- 대안을 마련하는 것: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대안을 만들 수 있는 힘인다.
- 구체안을 떠올리는 것: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실현 가능한 구체안을 내야 한다.
- 전체상을 파악하는 것: 대상의 전체 모습을 정확히 그려서 다양한 논점과 선택지를 발견한다.
- 본질을 꿰뚫는 것: 응용할 수 있는 보편성, 시간에 무관하게 통용되는 불변성, 단순성까지 세 가지가 포함된 본질을 찾는 과정 이다.
작가는 사람이 AI를 이기기 위해서, 그리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더 나아가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방법을 포함한 자신의 철학, 가치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정보의 흐름을 거스르고 자신의 두뇌를 사용하여 전제와 상식에 저항하는 의지야말로 이 시대에 요구되는 리터러시다. 생각하는 의지와 노력이야말로 하루하루 굳어져가는 고정관념을 향한 마지막 저항이자 세상을 자유롭게 하는 날갯짓이다.
거대한 우주에 비하면 인간은 작은 갈대에 불과하지만, 인간에게는 우주보다 더 큰 것을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하는 힘은 유일한 무기가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상당히 장황한 내용이지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그렇다.
총평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읽은 책이다. 20세기는 정보, 지식이 주도하는 시대였다면 앞으로의 시대는 그보다 생각하는 힘, 통찰 능력을 기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중간중간 어려운 내용도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편하게 읽히는 편이다. 다만 책의 주제가 과연 (제목, 표지, 초반 구성이 그렇게 몰아감에도) '생각하는 힘을 기르자'라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중후반부를 읽으면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게 뭘까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됐다. 작가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머지 않은 미래에 시간주의 경제, 기장주의 경제, 신용주의 경제로 옮겨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책 주제와의 연관성은 차치하고라도) 매끄럽지가 않다. 시간이 미래의 통화가 된다? 인타임이라는 영화를 보고 인간의 상상력에 감탄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사람의 시간을 맡아놓고 융자하는 시간은행이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은 상당히 모호하다.
특히 '2020년 이후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생각한다'라는 3장에서 위와 같은 주장들이 상당히 긴 분량으로 이어져 있는데 이건 대체 책의 주제와 무슨 연관이 있는 건지 납득하기 어렵다. 새로운 방식의 삶을 받아들이기 위한 시도일까. 책 제목이 '생각하는 힘은 유일한 무기가 된다'가 아니라 '생각의 필요성, 미래를 향하는 인재' 정도였다면 차라리 나았을지도... '내가 무엇일까' 개성, 천재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3장의 내용이 너무 쌩뚱맞은 것이긴 했지만 그마저도 쭉 읽기에는 흥미로운 편이다. 편하게 누워서 읽기 좋은 정도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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