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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인문

이시형 '신인류가 몰려온다' 책 소개 및 줄거리, 총평

by 태드로 2023.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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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신인류가 몰려온다' 썸네일

 

 

책 소개

 

이시형 박사의 신'인류가 몰려온다.'라는 책이다. 나는 저자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했다. 여러 매체를 통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정도 알고 있었을 뿐이다. 저자가 쓴 이 책을 읽고 세련되고 재치 넘치는 감성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어렴풋이 추측해 본다. 그런데 구순을 앞두고 있다니... 이런 노년이라면 저자가 말하는 신인류에 속하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저자가 말하길 신인류란, 초고령 세대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 땅에 살기 시작한 이후로 인류는 한 번도 이런 평균 연령으로 살아본 적이 없다. 본보기가 없고 경험이 없다는 뜻이다. 서러운 노인이 되어선 안 된다. 원망만 늘어놓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 자립, 자율, 책임 세 박자가 두루 갖춰진 상태에서 그 시대를 맞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책을 쓴 계기다.

우리나라에선 언젠가부터 노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 중년에 접어든 나도 느끼고, 저자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은퇴한 고령의 노인들을 고문으로 고용해서 삶의 경험을 전달해 주는 멘토 역할을 맡기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 쉽지 않은데,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립심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한다. 노인들이 경험치가 높으니 기업에 참여를 하되 너무 깊숙이 개입하는 것이 아닌, 경험만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을 제안한다. 젊은 사람들 역시 '꼰대' 취급을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이 사회에서 노인들의 역할이 강화되지 않을까 하는 의견. 노인들의 경험과 젊은이들의 열정이 합쳐진다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줄거리

 

저자는 노인들이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한다. 나는 팔순을 앞둔 아버지와 칠순을 넘긴 어머니가 있는 입장에서 저자의 걱정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가 우리보다 먼저 시작했다. 그래서 일본은 이미 장수마을이 잘 발달되어 있고 나이 많은 사람들도 소소하게 도움을 줄 수 있게끔 프로그램 구성이 잘 되어 있다. 정부의 노력도 뒷받침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에 대한 준비가 너무 미흡하다. 인구 절벽에 다다랐으며 우리 자녀 세대에는 1인당 부양해야 할 노인이 몇 명이다....라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지만 우리 정부의 대책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저자 역시 정부가 나서서 신인류가 몰려오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와 반대로 외국 사람들은 은퇴가 다가오는 것을 좋아하고 기다린다. 얼마 전 나는 '디즈니만이 하는 것'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거기에서 회장 로버트 아이거가 은퇴를 바라보는 시각, 준비하는 자세, 사회적인 분위기 등을 아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에게 은퇴란 우울하고 막막한 하나의 사건이다. 패배의 순간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해외는 은퇴 후에도 다른 직종으로 취직하는 것이 어렵지 않고 기회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남자는 경비, 여자는 육아도우미 등으로 한정되어 있고... 한때 은퇴 후 퇴직금으로 프랜차이즈 치킨 창업을 했다 실패하는 사례가 많아서 사회적인 이슈가 된 기억도 있다. 때문에 기업 노조에서도 정년 연장을 위한 투쟁이 빈번하고 은퇴는 사회적 죽음이라 생각하는 인식이 만연하다.

 

총평

 

그런 어려움에서 벗어나 가치 있는 신인류가 되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40대부터 양생의 시간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양생이라 함은 즐겁고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 건강 관리를 하고, 자율적인 삶을 살도록 다방면에서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그 나이에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그 삶을 살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나도 40대에 접어든 나이, 그러니까 저자가 강조하는 양생의 시간이 시작되는 나이다. 아직 멀게만 느껴졌던 노년이 한층 가까워진 기분이 들어서 이대로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약간 뜨끔한 지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주 편하게 읽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좋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과 다르게 약간의 두려움은 생길지도 모르겠다. 아직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초고령시대를 지금부터 모두들 준비해야 한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노인을 이해하고 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마음가짐 정도는 분명 얻었다고 할 수 있겠다. 노년이 조금은 기대되기까지 한다. 잘만 준비한다면 치열함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양생의 시간일지도 모르는 지금 시간들은 너무 치열하기는 하다. 젊음은 우리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기도 하고, 뭐든 해낼 수 있게 만들어 주지만, 일면으로는 삶의 중요한 부분을 더 볼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어쩌면 동기부여도 얻을 수 있는 책. 젊은이든 노인이든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봐도 좋겠다.